오늘날엔 누구나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손쉽게 문서를 작성합니다.
회사든 집이든 키보드만 두드리면 각종 문서가 뚝딱 만들어지죠.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사무실 문서를 만드는 일은 전문가의 영역이었습니다.
그 직업이 바로, ‘타자수’입니다.
⌨ 타자수란 누구인가?
‘타자수’는 타자기를 이용해 문서를 작성하는 전문직이었습니다.
주로 기업, 관공서, 신문사, 학교 등에서 일하며,
보고서, 회의록, 공문, 계약서, 원고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타자기로 찍어내는 일을 맡았습니다.
당시에는 컴퓨터도, 워드 프로그램도 없었기 때문에
서류 작성이 필요한 곳에서는 반드시 타자수가 필요했죠.
속도와 정확도가 생명인 직업이었습니다.
📃 왜 타자수가 필요했을까?
타자기가 보급되기 전에는 문서를 손으로 써야 했습니다.
그러나 필체가 제각각이었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복사도 어려웠습니다.
타자기의 등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고,
이에 따라 전문적으로 타자기를 다루는 숙련된 인력의 수요가 급증하게 됩니다.
- 정확한 맞춤법
- 균형 잡힌 문서 구성
- 빠른 타자 속도
이 세 가지를 갖춘 타자수는 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습니다.
🧾 어떻게 일했을까?
타자수는 주로 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타자실에서 일했습니다.
기계식 타자기의 묵직한 키를 눌러가며 한 글자씩 정성스럽게 문서를 찍어냈습니다.
철커덕거리는 소리와 종이 넘기는 소리는 타자실의 일상 배경음이었죠.
잘못 타자를 치면 지우개 테이프나 수정액을 사용했지만,
이마저도 번거로워 처음부터 다시 쳐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타를 내지 않는 숙련도는 필수 조건이었어요.
👧🏻 여성의 대표적 사무직
타자수는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전문직 중 하나였습니다.
1960~80년대 한국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속기’나 ‘타자’ 자격증을 취득해 사무직으로 입사했습니다.
깔끔한 복장, 단정한 이미지, 빠른 손놀림은
당시 ‘모범적인 사무직 여성’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 왜 사라졌을까?
타자수는 1990년대 들어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단연 컴퓨터와 워드 프로세서의 등장입니다.
- 누구나 쉽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고
- 수정과 저장이 가능하며
- 인쇄 품질도 좋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더 이상 ‘전문 타자 인력’이 필요 없게 된 것이죠.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수많은 직업의 운명을 바꿔 놓았습니다.
🔊 타자기의 소리는 사라졌지만
오늘날 ‘타자수’라는 말은 낯설지만,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타자기의 철커덕 소리는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지만,
그 속에는 한 시대의 노동, 기술,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레트로 감성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는
타자기 체험 프로그램이나 복고풍 타자 소리 앱이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사라졌지만 잊히지 않은 직업, 타자수.
그 흔적은 지금도 조용히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타자수는 단순히 문서를 찍어내는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여성의 사회 참여를 상징하는
중요한 역사적 직업이었습니다.
과거의 직업을 돌아보는 일은 단지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돌아보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잊힌 직업’이 등장할까요? 기대해 주세요!